지니의 여행과 글

과부의 동전 두개(지니의 성경소설입니다)

지니와 유니 2011. 8. 24. 13:24

 

과부의 동전 두개.hwp

 

어쩌다가 생각나면 쓰는 글과 소설, 수필들입니다.

시간날 때마다 하나씩 올리려고 합니다. 읽으신 분들은 감상문 꼭 남겨주시면 앞으로 글 쓰기에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비평도 필요합니다.

 

 

오늘도 하루 종일 일거리를 찾아 헤맸지만 변변한 일거리를 구하지 못하고 사라는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요즘은 추수철도 아니라서 일거리도 별로 없고, 그나마 밭에 떨어진 이삭들을 주어서 식량을 마련하는 일도 생길일이 없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한 부잣집의 집안 청소로 두 시간의 일을 하고 받은 4세겔의 돈이 있었다. 돌아가며 아이들에게 줄 빵을 사는데 2세겔을 쓰고 밤에 필요한 양초라도 하나 사면 1세겔의 돈 밖에는 남는 것이 없다. 하지만 빈손이 아닌 것에 감사할 밖에...

겨우 4세겔의 돈을 받기 위해 들어갔던 집이 하필이면 옛날에 자신이 알던 사람들의 집 일건 뭐람.

그녀도 원래 이런 힘겨운 삶을 살았던 사람은 아니었다.

 

지금은 별로 기억하는 사람이 없지만 그녀의 아버지는 로마와 무역을 하던 상인으로 유대 안에서는 제법 부유한 집안이었다. 그녀의 아버지 나단의 이름만 대어도 물건을 살 수 있을 정도로 상인들 안에서는 위치가 든든한 집안이었다.

그런 그녀가 16세 때 결혼을 한 집안은 비록 물질은 별로 없지만 바리새파의 한 사람으로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던 요셉의 가정이었다.

그녀가 결혼하게 된 이유는 아버지의 바람 때문이었는데 상인으로 성공은 했지만 명성을 떨치지 못하던 자신의 집안과 비록 가난하지만 사람들 사이에 명성이 나 있는 집안간의 결혼으로 서로에게 이득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였다.

그녀의 결혼은 다른 사람들의 부러움 속에서 이루어졌고 그녀도 그녀의 남편을 많이 사랑했다.

하지만 결혼 이후의 생활이 순탄했던 것은 아니었다.

그녀의 남편은 그녀의 아버지가 바라는 사람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렇다고 그녀의 남편이 문제가 있었다기보다는 비록 바리새인이지만 바리새인의 삶에 심한 불만을 가진 남편의 행동을 장인 나단이 이해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요셉이 원하던 삶은 권세와 물질보다 영적인 것에 더 관심을 가진 것이었는데 그 당시 바리새인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보이기 위해 행하던 모습과는 다른 것이었다.

비록 가난하지만 하나님께 감사하고 정직하게 살아가며 하나님이 보내 주실 메시야를 기대하며 살았다.

형제지만 친구처럼 다정히 살아가라고 지어준 쌍둥이 아들 다윗과 요나단이 커가는 모습을 보면서 그녀는 행복을 느끼며 살아갔다.

비록 아버지가 남편을 싫어했고, 남편도 아버지로부터 어떤 도움을 받기 원하지 않았기에 그녀의 생활은 그전의 삶과 많이 달라졌지만 그녀는 후회를 하지는 않았다.

 

그런 그녀에게 다가온 불행은 심히 감당하기 어려운 것이었다.

바리새인들의 모함으로 인한 남편의 죽음.

그리고 아버지의 사업이 망하게 되는 사건이 한꺼번에 일어난 것이다.

그녀의 아버지는 바리새인들과 가까이 지내면서 이득을 보려고 다른 상인들이 만류를 하는데도 불구하고 동업자 두 명을 바리새인들 중에 가지게 되었다.

물론 3년 정도는 아무 문제가 없는 것 같았다. 하지만 바리새인 동업자 두 명이 서로 작당을 해서 나단의 재산을 가로채기 시작했다.

그 문제를 알게 되었을 때는 이미 많은 부분이 바리새인들의 손에 넘어간 상태였다.

차라리 그 때 그 문제에서 나단이 손을 떼고 남은 재산만 잘 관리를 했으면 좋았을 것인데, 너무 억울했던 그는 이 문제를 고소하고 말았던 것이다.

하지만 이미 대부분의 사람들을 매수 한 두 명의 바리새인을 이길 방법이 없었다.

그러던 중에 요셉이 이 이야기를 듣고 장인을 도와주려고 사건에 끼어들었는데 동업자였던 바리새인 두 명 중 한명은 요셉의 어릴 적 친구였다.

그래서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친구의 집으로 갔던 요셉은 이미 생각이 너무 다른 친구의 태도에 기분만 상해 돌아온 것이었다. 그리고 심각한 문제는 공식석상에서 요셉이 잘못을 지적했던 한명의 바리새인이 하필이면 장인의 동업자였던 것이다.

일은 점점 꼬여서 결국 아무런 관계도 없던 요셉이 감옥에 갇혔고, 나단은 그 일로 화병이 생겨 그만 죽고 말았다. 그리고 그녀의 남편도 원래 쇠약한 몸에 고문을 당하는 바람에 그만 병을 얻게 되었고, 감옥에서 나온 이후에 계속 앓다가 결국 3년 전에 죽고 말았던 것이다.

이미 아버지의 재산은 바리새인들의 손에 다 넘어 간 상태였고, 남편의 간병으로 들어간 돈들이 원체 많아 그녀는 빚을 질 수 밖에 없었다. 그러다가 남편까지 죽고 나니 그녀는 죽고 싶은 마음만 간절한 가난한 과부일 수밖에 없었다.

3년 동안 그녀는 평생 해보지 않을 것 같았던 일들을 하며 두 아들을 키웠다.

여자이기 때문에 일당을 많이 받을 수도 없었고, 빚까지 지고 있었으니 그녀의 삶은 늘 쪼들리는 삶이었다.

이웃도 친구도 그녀가 그렇게 되자 아무도 관심을 가져 주는 사람이 없었다.

그녀는 3년 동안 일을 해서야 겨우 빚을 다 갚을 수 있었다.

 

그동안 그녀는 얼마나 눈물의 빵을 먹었던가? 아니 얼마나 빵을 먹듯이 굶어야 했던지?

이제 그나마 빚은 없으니 자녀들 굶기지 않고 먹일 수는 있을 것이라는 것이 그녀가 가진 희망의 전부였다.

남편의 사랑을 겨우 4년 밖에 받지 못했지만 그녀는 남편을 정말 사랑했고, 남편이 가졌던 신앙을 자신도 가지고 싶어 했었다.

아이들과 빵을 나누어 먹고 성경을 읽으며 그녀는 하나님이 함께 해 주시기를 간절히 바라는 기도를 올렸다.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해 주시기를... 그녀에게 그 이상 바랄 소망이 어디에 있겠는가?

오늘은 안식일이다.

그동안 빚 때문에 비둘기 한 마리조차 하나님께 드릴 수 없었던 그녀의 처지였지만 오늘은 아이들과 함께 성전으로 갈 생각이다. 여전히 비둘기조차 살 돈이 없었지만 성전에 나가서 하나님께 기도를 올리고 싶었다.

어제 빵과 양초를 사고 남은 돈 1세겔과 아이들이 그동안 남겨둔 1세겔을 합쳐서 2세겔의 동전을 주머니에 소중히 넣고는 성전으로 향했다.

지금 그녀의 가정에 있는 돈 전부.

 

성전으로 올라가는 길에 공교롭게도 자신의 남편과 아버지를 빼앗아간 두 명의 바리새인을 보게 되었다.

물론 세파에 찌든 그녀의 얼굴을 그들이 알아 볼 리가 없겠지만 자신의 초라한 모습과 쏟아지는 눈물을 감추기 위해서 그녀는 얼른 그 자리를 떠서 성전 모퉁이에 숨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들은 의아하게 그녀를 쳐다보았지만 그녀는 아무런 말도 해 줄 것이 없었다.

“엄마, 저 사람들 봐요. 헌금함에 헌금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와 나도 나중에 부자가 되어서 하나님께 헌금을 많이 해야지!”

다윗과 요나단은 꼭 자신들의 일 인양 신이 나있었다.

‘저 돈이 누구의 돈인데...’

불의한 재물로 헌금을 하면 하나님이 기뻐하지 않으실 것이라는 것을 알지만 주머니에 만져지는 2세겔의 동전을 생각하니 그녀의 어깨는 더 무거울 수밖에 없었다.

“얘들아 하나님께 기도하고 돌아가자꾸나.”

그들은 성전의 한 구석에 앉아 기도를 하고는 일어났다.

그녀가 집으로 돌아가려고 할 때,

“엄마 우리도 헌금 드려야죠.”

“맞다. 형 우리도 헌금 드리러 가자.”

그렇게 말하고는 헌금을 드리는 곳으로 두 녀석이 뛰어가는 것이었다.

헌금함에 짤랑 소리를 내며 동전 두개를 넣을 것을 생각하니 벌써 얼굴이 붉어졌다.

그 바리새인들만 만나지 않았어도 이렇게 비참하지는 않을텐데.

하지만 저렇게 순진한 얼굴로 뛰어가는 아이들에게 우리의 가진 돈이 겨우 2세겔밖에 없고 그것은 너무나 작은 돈이라는 것을 어찌 말할 수 있겠는가?

그녀는 무거운 발걸음으로 걸음을 옮겼다. ‘차라리 오지말걸’

그런데 헌금함이 가까울수록 무겁던 발걸음이 어느 순간 가벼워지기 시작했다.

요셉이 늘 하던 말이 기억났기 때문이었다.

“여보 우리가 지금 비록 가난하지만 이렇게 좋은 가정을 우리에게 하나님이 주셨고, 생명도 매일 새롭게 주시잖아. 그리고 하나님은 분명 우리의 마음을 보시고 계실거야. 우리가 저 바리새인들처럼 길거리에서 손을 들고 기도하지 않아도, 일주일에 몇 번씩 금식하지 않아도, 비싼 제물을 드리지 못해도 하나님은 우리의 마음을 아실거야. 그러니 헌금을 할 때는 우리의 마음을 드리자고”

‘그래요. 비록 동전 두 개밖에 안되지만 이것이 우리가 가진 전부이고, 하나님을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하나님은 아실 거예요.’

그녀는 아이들에게 동전 하나씩을 주며 요셉이 했던 말을 아이들에게 다시 해 주었다.

아이들도 자랑스럽게 그리고 정성을 다해 동전 하나씩을 헌금함에 집어넣었다.

이미 헌금이 되어 있던 동전들과 부딪히는 소리를 들으며 그들은 단에서 내려왔다.

아주 기쁜 맘으로...

이 날 먼 발치에서 이들을 바라보며 한 사람이 이렇게 얘기를 했다.

“아까 부자들은 많은 돈을 헌금했고 저 과부는 겨우 동전 2개를 헌금했지만 내가 진실로 말하지만, 저 과부보다 더 많은 헌금을 한 사람은 없다. 저 과부는 생활비의 전부를 하나님께 드렸기 때문이다”

‘그리고 바로 사라와 다윗과 요나단, 그들은 자신의 마음을 받쳤기 때문에 내가 기쁘게 받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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