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렛을 사면서...
마음 먹고 매장으로 들어섰다.
로얄 엔필드, 일명 불렛 매장에는 주인을 기다리는 오토바이가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썬더버드, 클래식 몇 가지 되지도 않는 모델과 몇 가지 되지도 않는 색상이다.
난 늘 물건을 살 때 많이 망설이는 편이다. 과연 이 물건을 살 이유가 있는가? 돈의 가치를 하는 물건인가?
그래서 어떨 때는 몇 달 동안 물건을 고르다가 결국은 사지 못한 경우도 있다.
때때로는 마음 먹고 물건을 샀다가 결국 얼마 써 보지도 못하고, 고장을 낸다 던지 사용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경우도 만나게 된다.
여행을 다니면 늘 입는 옷은 이미 11년 째이다. 그 때 함께 샀던 스틱도 한 쌍에서 하나만 남았지만 트레킹에는 늘 함께 한다.
비싸다고 해서 더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지만 우리는 늘 다른 사람들의 소유에 눈을 힐끔거리면서 두리번거린다.
사 놓고 잘 사용하지 않을까봐 후회할까봐 얼마나 고민을 하는지?
네팔에서는 세금 때문에 너무 비싼 불렛을 선뜻 사기로 마음 먹었다. 지방을 다니면서 내내 다른 걸 살 걸 후회할까 봐서이다.
무겁고 운전하기도 쉽지 않지만 마음에 쏙 드는 녀석이다.
처음에는 은색과 빨간색을 놓고 고민을 많이 했다.
결국 선택한 빨간색, 나의 마음에는 은색이 마음에 들었지만 집사람과 함께 했던 선교사가 추천한 빨간색으로 사면서 후회를 했다. 하지만 지금은 차라리 빨간색을 사기를 잘 했다고 생각하고 있다.
지나보면 별로 중요하지 않은 일에 우리는 얼마나 많은 시간과 생각을 소비하면서 사는지 모른다. 남의 눈치를 살피고, 애써 자기합리화를 시키면서 삶을 살아간다.
때로는 남들보다 좋은 것을 가진 것 같으면 어깨가 으쓱해지는 치졸함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더욱 남의 눈치를 보는 것은 아닌지? 혹시 다른 사람이 나를 바라보면서 무시할지도 모른다는 생각.
하지만 잘 생각해보면 우리는 다른 사람에 그렇게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멋진 차를 부러워하면서도 그 차에 탄 사람을 자세히 살피지 않는다. 길거리에 앉아서 구걸하는 아이의 얼굴을 기억하지 못한다. 그냥 우리는 남의 눈치를 살피면 살 뿐이다.
불렛을 탄다고
사람 많은 공원에서 한 잠 신나게 늘어지게 잘 수 있는 여유.
그곳은 내 집이 아니고 여행 중이기에 여행자만이 누릴 수 있는 여행자 만의 자유.
내가 사는 이 곳이 아직은 본향이 아니라는 것을 기억할 때, 곧 나를 데리고 본향으로 향할 비행기가 도착할 것이라는 사실을 상기할 때 이 세상을 사는데 조금은 가벼워진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