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차 (9월 11일) 번다르에서 세티까지
이 이정표가 헤어졌던 선교사님들과 만나는 표가 되었죠. 이 이정표가 있는 집에 있다는 정보를 받고 제가 찾아갔으니깐요.
지도를 잘 보고, 지형을 잘 외울 수 있는 능력에 감사할 뿐입니다.
어젯밤 저희가 머물렀던 호텔입니다.
호텔의 주인아저씨와 아주머니...
반다르에도 교회가 있다고 알려주시더군요. 다음에 오토바이를 타고 이곳까지는 올 수 있으니 다시 찾아와 보려 합니다.
저희가 왔던 길로 다시 가면 데우랄리와 지리가 나온다는 소박한 이정표네요.
이날부터는 포터를 구했습니다. 저와 한분의 선교사님은 그냥 짐을 들고(조금 포커에게 맡기는 정도) 한분은 짐을 전부 포터에게 부탁을 햇씁니다. 미리 구해온 포터가 아니라서 조금 비싼 가격이지만 그게 어딥니까?
어제는 제가 대신 제 짐에 같이 들어주면서 산을 넘어서 엄청 힘들었습니다.
그 와중에 제가 10년가까이 쓰던 엠피쓰리도 잃어버렸습니다. 흑흑.
다행히 후배목사님이 주신 엠피쓰리를 하나 더 가져왔기에 일정 내내 찬양을 듣는 것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10년을 동행한 엠피쓰리를 잃어버려서 맘이 참 아팠습니다.
제 엠피쓰리는 건전지를 넣거든요. 전기가 없는 곳에서 충전이 어렵기에 요즘 엠피쓰리는 네팔에서 무용지물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태양광충전기를 가지고 다니시는 분도 계시더군요.
흐~~ 핸드폰을 숙소에 두고 오신 분 때문에 기다리는 중입니다. 일정을 자꾸자꾸 늦춰지네요.
그래서 마음을 비우기로 했습니다. 일주일 정도 더 가려던 계획인 일부 수정되었고요.
이제부터는 전도도 여유있게 하고, 자연도 즐기고 마음을 여유있게 가져봅니다.
오랜만의 여행이라서 그런지...대비차원으로 가져온 파스를 붙였습니다.
어제 동료선교사의 짐을 같이 들어서(합이 25킬로이상) 조금 무리가 되었나 봅니다.
저 멀리 보이는 계곡을 또 넘어가야 합니다.
그리고는 3000미터가 넘는 산을 또 하나 넘어야 되는군요.
물론 오르막이 힘듭니다. 하지만 다리가 아프고 무릎이 아플 때는 내리막이 훨씬 힘듭니다.
조심 조심 내리막을 내려가 봅니다.
다른 분이 제 사진을 많이 찍어 주셨는데...제가 찍은(제가 찍은 이유들이 있는 사진이라서) 사진을 올리다보니 저는 역시가 안 보이네요.
여기를 경계로 솔루쿰부와 라메찹군이 나뉩니다. 이 계곡을 따라서 더 내려가면 솔루쿰부의 남쪽과 연결된 오켈둥가도 만나게 됩니다.
저기 앞에 보이는 마을(꼬레암)이라는 마을부터 본격적인 오르막이 시작될 것입니다.
1700미터에서 3000미터까지 오르는 머나먼 여정입니다.
꼬레암에서 점심으로 짜우짜우(네팔라면)을 끓여서 먹었습니다.
집에서 키우는 닭이 낳은 달걀을 팔아서 이렇게 라면에 넣어서 먹을 수 있었습니다.
원산지가 네팔인 오이는 어찌나 큰지...하지만 육질은 참 쫄깃쫄깃합니다.
이 다리를 경계로 이제 솔루쿰부지역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점심을 먹고 한잠 취하고는 길을 나서봅니다.
쩌우라 꺼르까라는 마을이네요.
이곳에서 에베레스트 들어가는 사람들을 확인합니다.
밑에 보이는 세 사람의 이름...그런데 몇 일전에 한국분인 한인수라는 분이 다녀가셨네요.
비록 초라해 보여도 실종시 최후의 발자취를 찾는 방법이니 잘 적고 가야 합니다.
5일장 같은 시장이 열렸네요. 이곳에서 돌배를 사서 먹었습니다.
비가 오는 와중에도 이 무거운 짐을 나르는 셀파(이곳은 정말 셀파들이 사는 마을이니깐요--셀파는 종족이름입니다)
세티라는 곳에 도착해서 롯지에 짐을 풀었습니다.
비가 많이 왔지만 도착하니 운치가 좋습니다.
따뜻한 부엌에서 몸을 말려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