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서부를 다녀와서(9월 3-15일)
행복한 추석 명절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저는 예상보다 일찍 카트만두에 잘 도착했습니다.
가는데 35시간, 오는데 32시간의 여정이었습니다.
물론 그 안에서도 다시 이동을 해야 했지만 건강하게 잘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예정대로 비나약의 개척교회를 방문했습니다.
현재 성도는 3명입니다. 전도를 마치고 돌아오면 혼자서 밥을 해 먹어야 하는 게넨드라 목회자와 3일을 지내고 왔습니다. 함께 하니 밥 맛이 좋다는 그를 보면서 마음이 아팠습니다.
찬 시멘트바닥에 얇은 카페트 하나 깔고 자야 해서, 밤에 온 몸이 쑤셔서 힘들었습니다.
카페트 밑에 비닐을 깔고, 다시 두꺼운 폼이라도 하나 깔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습니다.
곧 가족들(사모와 딸)이 같이 와서 살 것이라는데 한겨울을 잘 날 수 있기를 저절로 기도하게 되었습니다.
참 아름다운 자연이지만 혼자 있는 시간은 늘 외롭고 힘들 수 밖에 없습니다. 빨리 성도가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추운 방에 누워 있으면서 머리 둘 곳도 없으셨던 예수님이 생각나서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가 친히 시험을 당하셨으니 시험 당하는 자를 능히 도우시니라.
아직도 우기가 완전히 안 끝나서 가는 길 오는 길 오토바이로 이동하는 동안 참 힘들었습니다. 오토바이를 타고 전국을 어떻게 다녔을까 절로 은혜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기도 안 들어오고(현재 댐이 무너져 24시간 전기가 안 들어옵니다), 길이 끊겨서 먹을 것도 제대로 없는 곳에서의 시간은 그들을 더 마음에 품는 시간이 되었고, 그들과 함께 고난을 받아야겠다는 초심을 다시 일으키는 시간이었습니다. 광야… 저만의 광야는 늘 그곳에 있습니다.
비나약예배를 마치고 멍걸센에서 모인 목회자들(목회자 4명과 예비신학생 1명)과 신약성경 읽기를 했습니다. 아침 8시부터 저녁 7시까지.
밥을 직접 해 먹어가면서 신약을 다 읽을 수 있었습니다. 중간 중간 제가 역사적 배경과 중요내용은 나누었지만, 말씀이 말하시도록 열심히 읽었습니다.
다음에는 구약을 절반 정도 나누어서 읽기로 하고 잘 마칠 수 있었습니다.
함께 해 먹는 밥은 참 맛있었습니다.
여러 가지 상황으로 가족과 떨어져 있는 목회자가 3명이나 되는데, 그들의 마음을 위로할 수 있기를 소망하고, 잠시나마 가족들과 만남의 시간도 되었습니다.
중간 중간에 기도의 시간, 저녁이면 열렸던 흥겨운 댄스파티, 귀신 들린 여인을 위한 기도, 장례예배 참석 등 다양한 경험도 할 수 있었습니다.
두 번째 토요일예배는 산페버거르에서 드렸습니다. 좁은 예배당에 성도들이 꽉 들어차서 드리는 예배입니다. 곧 2-3개월 후에 교회건축을 할 수 있기를 위해 기도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지금 네팔은 11월에 있을 선거 때문에 전국이 혼란스럽습니다. 도로도 자주 봉쇄가 되고 해서 일정보다 빨리 차를 타고 카트만두로 돌아왔습니다.
기쁨의 소식들
제가 본격적으로 어참지역을 다니기 시작한 3년 전에 3교회였던 어참에 현재는 확인된 바로만 6개의 교회가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 예배처로 2곳 이상이 시작되고 있고, 1곳은 개척예정입니다.
빠알지역에서는 1개월 전에 놀라운 일들로 인해, 32명의 성도가 한꺼번에 믿음을 가졌습니다. 그 중에 한 성도(머노즈 20세-15세에 결혼해서 아들 둘이 있습니다)는 5개월 신학을 하러 곧 갑니다.
1년 안에 교회가 세워지게 될 것입니다.
다음의 일정
현재 그전부터 개척되어 있다는 라마로산 지역의 목회자를 만나려 합니다.
그리고 새롭게 개척되었다는 둥가짤라 지역의 목회자도 만나게 됩니다.
머노즈의 마을 사람들을 만나러 갑니다. (빠알지역)
그리고 가능하다면 새롭게 개척을 오는 목회자 딜루 떠꿀라목사도 만날 수 있기를 소망하고 있습니다.
도로가 봉쇄가 자꾸 되고 있고, 이동거리가 멀어서 10월 중순에는 오토바이로 가려고 합니다.
어참지역의 총 7명의 목회자와 예배처소까지 약 15여곳의 마을이 잘 협력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어참 지역에는 총 75개의 마을이 있습니다)
현재 저희의 소망은 75개의 모든 마을에 교회나 집회장소들이 생기는 것입니다.
간단한 사진을 한 장 첨부합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다음블로그 “지니와 유니의 네팔이야기”에 올립니다.
그들의 삶과 어려움, 그리고 제가 느낀 주님의 마음들을 알고 싶으시다면 찾아와 주시기 바랍니다.
그럼 남은 기간도 주 안에서 승리하시기를 바라며
네팔에서 문광진선교사 가정이 주 안에서 추석 인사를 드립니다.
광야 (문광진 작)
하루 종일 전도를 하고 돌아오면 찬 바람이 가득 찬 방
예배 시간에는 늘 2, 3명의 성도
밥을 해 먹기에는 너무 늦은 시간, 물 한 모금 들이키고 잠을 잔다.
방바닥에서 올라오는 한기로 가슴까지 서늘해지지만 주님께서 계셔서 행복하다.
아름다운 자연 하지만 둘러보면 믿는 이 없는 텅 빈 광야.
사원의 종소리와 제사장들의 노랫소리가 귓가를 때린다.
하지만 이 곳이 땅 끝이라면 이곳에 복음이 전해진다면 예수님이 오시겠기에
그 날을 소망해 본다.
이 땅에서 쌓은 그 모든 것이 무너지는 그 날
주님을 위한 고난만이 인정 받을 그 날
그 날이 우리에게 있기에 그들을 안아주고 토닥거려준다.
다시 오겠다 약속하고 돌아서며
너무나 편한 카트만두의 거리와 나의 집과 나의 삶이 미안할 뿐이다.
그들의 삶에 뛰어들어 함께 먹고, 마시고, 함께 잠을 자 주는 것
그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
오늘도 그들을 위해 기도한다.
그리고 그들과 함께 계신 주님으로 인해 감사한다.
주님의 나라 주님께서 주실 면류관을 위해 오늘도 광야로 뛰어간다.
아 광야
그곳은 바로 주님께서 우리를 만나 주시는 곳.
주님을 위해 고난 받을 수 있다면 광야는 바로 행복의 길.
고난이 많을수록 기뻐할 수 있는 기적을 안고 사는 삶
그래서 광야를 기대한다.
(여전히 광야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네팔의 시골교회 목회자들과 특별히 어참지역의 목회자들을 위해서 기도해 주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