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와 음식

번다란 무엇인가?

지니와 유니 2015. 8. 16. 11:50

예전에 네팔을 여행하셨을 분들은 많이 들어보셧을 단어입니다.

번다는 "닫는 것, 막는 것" 등을 의미할 수 있습니다.

바토 번다 처. 라고 하면 길이 막혔다.

뻐설 번다 처, 라고 하면 상점이 문을 닫았다.

이런 뜻으로 사용되는 단어입니다.

 

하지만 네팔에서 사용되는 번다는 광범위하게 사용되는데 그 중에 하나가 총파업이나 데모등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오늘(8월 16일) 군소정당들이 헌법개정안 중에 행정구역문제로 번다를 했습니다.

번다를 한다는 뜻은 버스와 택시가 못 다니고, 관공서들이 문을 닫고, 학교와 은행들이 문을 닫습니다.

개인적인 차량도 통제를 합니다.

심한 경우는 작은 상점들도 다 문을 닫고, 걸어다니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대부분 걸어서 다니거나 오토바이나 자전거 정도는 허용을 합니다.

 

마오내전이나 정치적인 불안정기 때는 도로에 타이어를 태우고, 지나가는 차에 돌을 던지고 심하면 버스나 차량을 태우기도 했습니다.

 

아무 것도 모르고 네팔에 왔는데 도로에 차도 안 다니고, 상점도 안 여는데 사람들은 태연하게 도로를 다니고, 도로에서 아이들이 공을 차고 하는 모습이 낯설수도 있을 것입니다.

 

번다는 간혹 교통사고가 나도 도로를 막고 동네사람들이 하기도 하고, 버스연대가 하기도 하고, 주유소연대가 하기도 하고, 학생 연대가 하기도 하고 주체는 바뀌지만 도로를 막고, 사람들을 괴롭힘으로 자신들의 이익을 얻기 위해서 행해지는 조금은 원시적인, 그러나 네팔사람들의 상황에서는 조금 이해가 되는 행위입니다.

 

한 때(2006년 정도 였던 것 같은데) 정말 번다가 심할 때는 공휴일과 번다를 다 합쳐서 일년의 절반을 쉬었던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학교의 수업일수가 부족해 그 해는 전체수업일수를 조정했던 적도 있습니다.

 

오늘의 분위기는 학생들은 하루 쉬고(네팔은 일요일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직장인들도 하루 쉬는 정도의 분위기이지만, 실제로는 별로 좋은 현상은 아닙니다.

한 나라 전체가 정당이나 어떤 이익단체의 번다선포에 의해서 정지될 수 있는 기괴한 시스템인 것입니다.

그래서 네팔은 참 더디게 성장하는 것이 아니고 역으로 후퇴를 하고 있는 느낌입니다.

 

혹시 네팔에 오셨는데 번다를 한다라는 말을 들었다면 이동을 자제하시고 집회 장소에는 왠만하면 가지 마세요.

 

네팔의 번다 문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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