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이야기

지리-설레리-오켈둥가 2일차(9월 10일) 지리에서 번다르까지

지니와 유니 2011. 12. 20. 15:21

 

 밤새 푹 쉬고는 아침 6시부터 출발입니다.

경사가 진 곳에 집을 짓기 때문에 늘 이렇게 불안한 구조물의 집들이 많습니다. 부실한 기초...그런데도 집이 잘 무너지지는 않네요.

아마도 집 안에 가구도 별로 없고 무게 나갈 만한 것들이 거의 없어서는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도로가 난 길을 따라가다가 산을 넘어야 한다고 합니다. 도로를 따라가도 되기는 하지만 그렇게 되면 너무 돌기 때문에 샛길을 이용합니다.

다행히 같은 방향으로 가는 현지인이 있어서 그 뒤를 졸래졸래 따라갑니다.

함께 나선 두 선교사님의 모습이네요. 짐꾼을 사용하지 않고 다니는 저 때문에 고생이 많습니다.

 2011년도는 관광의 해라고 이런 것도 하나 해 놓았네요.

하지만 이곳뿐입니다. 위로 올라가면 어떤 이정표도 없이 물어서 가는 방법 밖에는 없습니다.

그래서 일년에 몇 명씩은 꼭 실종이 되는 네팔입니다. 잃어버린 가족을 찾는 전단지를 간혹 만나게 됩니다.

이번 일정에도 일주일쯤 전에 실종된 프랑스인을 찾고 있더군요.

저희는 저 제일 위에 적힌 시바라야쪽으로 가서 큰 산을 하나 넘을 것입니다.

 중간 중간 쉬어가라고 만든 쪼우다리(네팔과자회사 이름이기도 함)

편의를 위해서, 종교적인 이유로 개인이나 마을에서 만들고 누가 만들었는지 기록해 두기도 합니다.

안나푸르나 지역도 이런 쉼터가 많지만 에베레스트지역도 많습니다. 특히 셀파족이 많이 사는 에베레스트 지역은 50~70킬로그램을 지고 다니기에 짐을 이런 곳이 아니면 내려 놓기 힘듭니다. 짐을 들고 일어나기가 힘들어서...

 

 저 멀리 같이 네팔인들이 가네요. 같이 출발을 해도 어느새 앞질러 저 멀리 가 버리는 네팔사람들.

참 걸음이 빠릅니다.

 

 올해는 비가 유별나게 많이 온 것 같기도 합니다.

일찍 시작된 우기가 늦게까지 끝날 기미가 없네요.

 예전에는 보기 힘들었던 허수아비...요즘은 남쪽에도 산간마을에도 간혹 이렇게 허수아비를 보게 됩니다.

 차 한잔 마시기 위해서 쉬는 곳입니다.

미리 챙겨 놓은 비스켓과 달걀 그리고 차 한잔으로 아침을 대신합니다.

 귀리인가요? 이것으로 술을 만듭니다.

뚱바(귀리를 발효해서 따뜻한 물을 부어서 먹는 맥주같은 맛) 창(우리의 막걸리) 럭시(우리의 소주)를 만들어서 먹습니다.

 간단하게 이 산을 넘어가면 시바라야가 나옵니다.

 네팔에서 주 연료는 나무입니다. 하지만 요즘은 불법적인 벌목을 막고 있고, 이렇게 계획적으로 산림을 조성하는 곳들이 있습니다.

이미 죽어버린 나무가 아니라면 한 그루를 뺄 때 얼마씩을 내고 허가를 받아야만 벌목이 가능합니다.

네팔은 어디를 가나 산림욕장을 다니는 듯한 기분이 듭니다.

 한적한 시골길...한 두시간 걷고 샤워하고 맛난 음식 먹고 집으로 가는 일정이라면 좋으련만...

 네팔은 산이 많아서 유선이 별로 의미가 없습니다. 위성전화나 모바일폰으로 전화를 합니다.

산 정상에 이렇게 중계소를 세워서 요즘은 그래도 신호가 뜨는 곳이 많았습니다.

크게 나마스떼(한국통신 같은 네팔통신에서 운영하는 핸드폰) 엔셀(인도에서 운영하다가 지금은 다른 곳(?)에서 인수해서 운용하는 핸드폰(

스카이(네팔통신에서 운용하는 위성폰)이 있는데 지역마다 잘 터지는 폰이 다릅니다. 다행히 이곳은 제가 가진 나마스떼가 대세였습니다.

엔셀이 들어온다는데...아직은.

서부지역으로 가면 엔셀과 스카이가 잘 터지고, 남부는 엔셀이 좋습니다. 하지만 정부에서 운용하기에 군청소재지 근처의 지역은 나마스떼가 신호가 좋은 편입니다.

 

 중간 중간 이렇게 손님들을 위한 롯지들이 있습니다.

생각보다 손님들이 없어서 문제지만요.

이 지역으로의 여행에는 숙소문제는 없을 듯합니다.

 조그만 산을 넘어오니 계곡이 흐르네요.

물이 맑아서 쉬어 가고 싶지만 아직도 갈 길이 머니 서둘러야겠죠.

 

 이런 철 다리가 없으면 계곡을 마주보는 마을들은 격리가 되고 맙니다. 지도에도 나타나는 비록 작지만 중요한 다리들입니다.

 이제 시바라야가 멀지 않았습니다. 오늘 가는 시바라야와 번다르는 우기철이 아니면 버스가 다닙니다.

우기철로 도로가 무너지고 패여서 이렇게 산 길을 넘어가야만 합니다.

작은 계곡은 넘어 내리막으로 내려온 후에 이렇게 제법 큰 강을 넘어가야 합니다.

저기 보이는 마을이 시바라야입니다. 시바(힌두교의 신) 라야(복수형~들) 시바들이라는 뜻이죠.

종교적으로 중요한 곳임은 분명한 지역이네요.

 저희가 생각 못한 지도가 하나 있더군요.

넘부르 치즈 서킷(넘부르 지역의 치즈와 관련된 코스라는 뜻인데) 호수 치즈공장 사원들이 사진과 함께 있었습니다.

그리고는 입장료 1000루피(원래는 없던 것이 올해 생겼다네요) 저희는 관광비자가 아니고, 이것을 목적으로 온 것이 아니라서

잘 이야기해서 면제를 받았지만 다음에는 어찌 될지 모르겟네요.

관광의 해라지만 기반시설은 없이 호텔숙박비와 입장료등만 올리는 네팔의 관광정책이 속상했습니다.

그래도 다음에 기회가 되면 한번 이 코스로도 돌아봐야겠다는 생각은 들더군요.

 

 이제 부터 본격적으로 1700미터에서 2700미터까지 올라야 합니다. 방금 넘어온 곳도 2500미터나 되었네요.

산을 오르면서 바라본 시바라야의 모습입니다. 놀라운 것은 사진의 왼쪽 위에 보면 초록색 지붕이 보이실텐데, 교회입니다.

좋은 자리에 멋지게 지어진 교회를 보니 기분이 좋았습니다. 스스로 지은 것이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후원을 받아서 교회를 짓게 되는 경우가 많아서요. 물론 꼭 나쁘다고 하기는 어렵지만 자립도를 떨어뜨리는 것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시바라야지역의 교회를 위해 기도했습니다.

 산을 오르다가 한참을 헤맸습니다. 도로를 따라가면 너무 돌아서 가고 샛길로 들면 또 다른 샛길이 나타나고

물어 물어 도착한 데우랄리(고개정상)가는 이정표네요.

 

 그래도 외국인들이 다니는 길이라서 그런데 화장실을 꾸며 놓았네요.

 

 2705미터의 데우랄리 정상에 도착했습니다.

시간의 여유만 있으면 쉬어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위치입니다. 15:50

시간상으로 9시간이지만 중간에 시바라야에서 점심을 먹고 포터를 구하느라(동료선교사가 힘들어해서 포터를 구했지만 구하지는 못했습니다) 6시간 정도나 걸었습니다.

이제 1시간만 걸으면 오늘의 목적지 반다르에 도착입니다.

이곳에서 산딸기를 발견 조금 먹을 수 있었습니다.

 반다르에 내려가는 길에 곰파(불교사원)과 수도승을 위한 건물입니다.

 아래 보이는 지역이 반다르입니다. 에베레스트 트레킹을 하면서 지나가는 길입니다.

버스가 다니는 도로길은 반다르바자르(시장)으로 들어가서 조금 거리가 멉니다.

 

 

 중간에 경사가 심하다가 동료선교사가 찻길로 들어갔습니다.

저는 20분만에 숙소들이 있는 곳에 도착을 햇는데 오지를 않네요. 알고보니 버스가 들어오는 바자르는 15분 정도 떨어진 곳.

결국 그곳까지 가서 1시간 30분을 기다렸지만 오지 않고, 전화는 서로 터지지 않고.

다행히 나중에 겨우 겨우 만날 수 있었습니다.

잠시 편하려고 헤어졌다가 결국 2시간 후에나 만났죠. 저는 괜찮았지만 이런 여행이 낯선 두 선교사님들은 많이 당황하신 듯.

인근 지역을 나타내는 지도네요.

 태양열로 데운 물로 샤워를 하고 식사.

이곳에서부터 벌써 부실한 식사가 시작되네요.

그래도 이번 일정의 숙소들은 트래커들을 위한 숙소라서 그런지 깨끗한 편이었습니다.

이렇게 걷다가 언제 집에 가지라는 걱정이 들기는 했지만 누군가 같이 길을 걷는 것은 큰 힘이 됩니다.

한번 오셔서 같이 걸으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