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메일창을 정리하다가 옛날에 오갔던 메일들을 보게 되었습니다.
메일상이지만 마음에 상처를 서로 주었던 분들.
갑자기 기도와 물질로 후원을 알려주신 분들.
사고와 사건소식들.
힘들어서 넋두리를 했던 메일들.
인터넷이 잘 안되던 때라 말을 아껴가면서 적었던 메일들.
그러면서 2006년 그 봄이 참 힘들었구나 하고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나이와 경력이 어울리지 않게 지부장을 맡고, 어린이개발사역과 학교를 운영하고, 선교사회에서는 총무로, 한인교회에서는 찬양단으로 섬기던 때. 그 해 4월에는 유진이가 태어났었습니다.
네팔이 가장 시끄럽던 그 해 봄.
많은 외국단체와 대사관이 철수를 하고, 20여일의 계엄령.
그런 위험한 때에 해야 했던 건축과 행정적인 일들.
그래도 그 때는 젊었었나 봅니다.(그 때 35세였네요)
그렇게 힘든 줄 모르고 살았던 것 같습니다.
삶의 여유도 생기고, 연륜도 쌓이고, 복음을 자유롭게 전할 수 있는 지금이 되니 그 때가 꿈만 같습니다.
생각도 못했던 왕정이 끝나고, 공산당이 1당이 되고, 그러면서 도로들이 새롭게 열리고...
일제시대를 거치고, 6.25를 거치고, 보리고개를 거친 세대는 아니지만 그분들의 마음이 조금은 이해가 되는 세월을 살았습니다.
아직도 가야할 길은 멀지만, 간혹은 과거를 돌아보는 것이 은혜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괜한 오해와 속좁음으로 상처를 준 이들에게 미안하고.
그 시간을 더욱 행복하게 즐기지 못했음이 속상하고,
조금 여유롭지 못했음이 아쉽지만
그래도 돌아보면 모든 것이 은혜입니다.
지나간 사진첩과 사역들을 정리하고 메일함을 뒤적이면서
내가 찾은 것은 바로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하나님의 섬세한 손길입니다.
그래서 그 은헤를 믿어 네팔에서 또 하루를 삽니다.
한국과 다른 현실, 갈 곳없는 네팔, 현지인들과의 갈등, 동료들과의 오해로 힘들어도...
그 때를 돌아보면 참 여유가 생겼습니다.
이 여유를 다른 사람에게도 선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물론 아직도 사소한 일에 스트레스를 받는 연약한 인간이지만 말입니다.
코이카 강의를 준비하면서 네팔의 근대사를 다시 돌아봅니다.
그 험난했던 시절...그 역동의 시대를 함께 산 그래서 네팔을 더욱 사랑하는 지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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