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글은 선교지에서 살아가는 선교사의 어려움을 조금 나눈 글입니다.
이런 글에 오해가 있으시거나 기독교인이 아니신 분들은 읽지마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선교지에서 살면서 가장 어려운 것 중에 하나가 뭔가를 공평하고 정의롭게 나누어주는 것이다.
가진 재정은 한정되어 있고, 도와야 할 곳은 많고.....
때때로는 항목이 정해진 후원들 때문에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지금 나의 모습이다.
엔지오일을 할 때도 도와야 하는 아이들은 500명인데 학용품이 오면 당장 사용할 방법이 없다.
그런 것들을 모아서 나누어도 학용품의 종류가 달라서 나누기가 참 힘들었다.
주신분의 입장에서 당장 나누지 않는 것도 이해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15년 동안 중에 12년을 교회건축에는 아예 관여를 하지 않고 살았다.
내가 직접 개척한 교회가 아닌 곳을 돕는 것은 그만큼 어렵고, 후원하시는 분과 후원받는 교회의 상황을 맞추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었다.
또한 스스로 자립해 나가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었다.
그러던 중 극서부의 교회들을 돕기 시작하고 한 곳 두 곳 교회건축지원도 하게 되었다.
후원을 하는 분의 상황과 후원금액에 맞게, 후원을 받는 교회의 상황과 필요금액에 맞게 한 교회 한 교회 후원을 이어가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늘 그렇듯 후원한 금액보다 더 많은 자금이 들어가게 된다.
6개월에서 1년에 달한 기간을 보고해야 한다. 부탁하지 않지만 그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스스로의 생각이 그렇게 일하게 만들고 있다.
한번도 추가지원을 부탁한 적은 없다. 어떻게든 교회와 함께 그 일을 마무리하고 있다.
그런데 처음으로 교회 하나의 지원을 중단했다.
벌써 250만원을 사용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먼저 보낸 후원금으로는 건축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지진때문이다.
지진으로 네팔은 지금 건축법이 바뀌고 있다. 생각도 바뀌고 있다.
튼튼한 건물이 필요한 것이다.
250만원은 내가 책임을 지고 결국 다른 곳으로 후원을 할 예정이다.
미리 준비하지 못한 상태에서 지진이 나고, 그것으로 후원이 발생하고 그것을 또 나누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금액이 적으면 적은대로 많으면 많은대로 나누는 것은 너무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
그래서 구호활동을 하다보면 결국 선교사들은 지쳐가게 된다.
구호자금의 특성상 많은 금액을 짧은 기간에 사용해야 하는 상황.
그래서 부작용이 발생하게 된다.
개인과 교회들이 후원을 원하셔서 후원계좌로 후원을 받았다.
지금 나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
수 많은 교회를 다 돕기는 부족하고 한 두교회만 돕기에는 많은 자금이다.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은 내가 사역하는 사역지가 아니라는 것이다.
현지교단과 함께 일하지만 그동안 계속 일했던 사람들이 아니라 그들의 생각과 사정을 알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선교사의 생각과 현지 교단의 생각이 다르다.
지원시기에 대한 의견이 다르다.
지원 규모에 대한 생각이 다르다.
중복지원에 대한 확인을 할 방법이 없다.
후원하신 분들에게 보고를 해 드리고 싶은데 그것이 쉬운 일이 아닌 상황이다.
지진으로 인해 건축자재와 건축법이 바뀌었다.
그래서 정작 지진이 나지도 않은 극서부의 교회 지원이 중단되었다.
지진을 위한 자금으로 그들을 도울 수도 없다.
결국 구호를 하는 사람의 사역지는 굶게 되는 현상이 일어날 형편이다.
네팔의 지진 피해지역은 대략 남한의 절반정도나 되는 넓은 지역이다.
아직도 구호가 되지 않은 지역도 있을 것이다.
추후에 교회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도시의 교회는 몇 천만원의 지원이 필요하다.
선교사들이 책정한 지원범위는 250만원에서 350만원선이다.
그것으로는 현재로써는 시골에서도 건축이 불가능한 상태이다.
후원을 받으면 잘 사용할 수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언제 사용할 수 있을지, 어떻게 사용할 수 있을지, 과연 제대로 사용할 수 있을지조차 모르겠다.
그리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조차 잘 모르겠다.
인생에서 이런 교회지원은 다시 일어나기 힘들기에 준비할 수도 준비가 되어 있을수도 없기 때문이다.
기도해야겠다.
단 몇 교회를 도와도 꼭 필요한 곳에 잘 도울 수 있으면 좋겠다.
'지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파포커레 모기장지원 2015. 07. 22 (0) | 2015.07.25 |
---|---|
양철지붕지원(2015. 06. 26 신두팔촉군 바레가웅 140가정) (0) | 2015.06.26 |
산사태 시작 (0) | 2015.06.13 |
구호활동(마하데비베시 6월 12일) (0) | 2015.06.12 |
무너진 교회들 (0) | 2015.06.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