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미꼬뜨로 내려가는 중입니다.
간밤에 잤던 숙소.
나름 아기자기(?)하게 꾸몄지만 그 이불틈속에 얼마나 많은 빈대들이 있는지 모릅니다.
자녀들은 다들 객지에 나가 있고, 손주한명과 살고 있는 노부부.
네팔의 산골도 점점 노령화되어가고 있다.
하루 종일 찌야를 달고 사는 네팔사람들.
이곳은 조금 추운 지역이라서 찌야에 버터를 넣어서 먹는다.
설탕이 귀한 지역은 소금찌야를 먹기도 한다.
숙소앞에 수도(산에서 연결한)가 있어서 씻고 빨래하는데는 부족함이 없지만
늘 꾀죄죄한 네팔사람들.
아직은 여유분의 옷도 빨래비누를 풍족히 쓸만한 여유도 없다.
첩첩산중. 네팔은 늘 첩첩산중이다.
길을 낼 곳을 찾을 수가 없어서 돌바위산을 깎아서 만든 길.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길을 돌아돌아 내려온다.
왠만큼 고도가 높지 않으면 해만 뜨면 땀이 난다.
그래도 늘 새롭게 떠 오르는 태양은 감사의 조건이다.
저 멀리 후물라 까르날리강이 보인다.
뚬꼬뜨가 저 멀리, 무쭈가 저 멀리 보인다.
왼편 언덕 위에 있는 마을들이 무쭈이다.
저 곳에는 전기도 흐르고, 위성으로 텔레비전도 시청하고, 큰 안테나로 잡는 전화도 있다.
휴대폰이 터지지 않아서 거의 일주일을 전화하지 못한 집에 전화를 할 수 있었다.
무쭈를 거쳐 내려오면서 만난 프랑스 친구.
거의 30킬로그램이 넘어 보이는 배낭을 메고 네팔을 다니고 있었다.
먹을 것, 비박용 장비, 코펠버너까지 다 들어 있다.
후물라지역을 돌고, 무구, 주물라를 돌아서 돌파까지 간다고 한다.
특별한 목적이 없이 걷는 것이 좋아 걷는 그를 보면서 좀 더 열심히 다녀야겠다 생각했다.
명확한 목적이 있는 내가 그보다 못해서야 되겠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저 멀리 곰파가 보인다.
찍을 때는 그냥 찍은 사진인데, 사람의 옆 얼굴이 언뜻 보인다.
정말 아슬아슬한 곳들이 많다.
언제나 이곳에 차길이 열릴런지.
다리까지 도착했다.
오늘의 일정도 이제 다 끝나간다. 중간에 길을 잘 못 들어서 고생을 한 덕에, 힘이 다 빠졌다.
내려올 때 30분도 안 걸린 오르막을 1시간 30분이 걸려서 올랐다.
하루 종일 먹은 것도 없어서 남겨둔 비스켓과 닭다리를 뜯었다.
더는 못 걷겠다는 생각이 들어도 1분 정도 쉬면 또 1분이 걸어진다. 그렇게 그렇게 정상에 도착했다.
내일 시미꼬뜨에 오르는 마지막 오르막이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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