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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

지니와 유니 2015. 9. 2. 23:23

네팔의 결혼식

 

과거의 우리 나라와 마찬가지로 이곳에서도 부모들이 결혼대상을 정해주기도 한다.

하지만 요즘은 많이 바뀌어서 남자가 마음에 드는 여자가 있으면 그 여자의 집에 찾아가서 결혼을 부탁한다. 이 때 부모들이 함께 가기도 하고, 성사가 되면 앞으로 아내가 될 여자나 그 집에 간단한 예물을 드리고 온다.

 

물론 네팔에서도 궁합 같은 것이 있다.

생년월일시를 서로 가지고 바운에게 가면 궁합을 본다. 이곳에서도 점성술에 의한 12자리의 별자리가 있고, 이에 따른 궁합이 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카스트가 같은 집안인지를 살피고, 서로의 가정 수준을 살핀다.

카스트를 아주 벗어나서 결혼하는 것이 쉽지 않고, 결혼을 한 경우도 불행하게 되는 일들이 주위에 많이 있기 때문에 연애결혼을 선호하는 현대의 네팔청년들도 결혼에 가서는 이 틀을 벗어나기가 힘들다. 그리고 네팔에서 연애결혼(러브메리지)이라고 하면 우리가 생각하는 연애결혼이 아닌 카스트가 안 맞거나 부모가 반대한 결혼을 자신들끼리 해서 사는 경우를 말한다. 그래서 외국인들에게 연애결혼을 했냐고 물을 때 그들의 의미는 우리와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고 잘 대답해야 한다.

이렇게 여러 조건이 맞으면 결혼 날짜를 정하는데 네팔력에는 결혼을 하기 좋은 날이 정해져있다. 대부분 이 날에 맞추어 많이 결혼을 하기 때문에 간혹은 하루에도 수 많은 결혼식 행렬을 보게 된다.

 

먼저 결혼식 날이 되면 신랑(둘라) 집에서 하객과 그 마을의 바운이 함께 신부(두러히)집으로 간다. 이 가는 길과 오는 길 그리고 집에서 연주를 하게 될 벤드바자가 대동되는데 거리가 가까운 경우는 가는 동안 내내 연주를 하고, 하객들도 걸어서 간다. 거리가 먼 경우는 적당히 걷고 나머지는 차를 타고 이동한다.

이 길에 신랑 집의 여자식구들은 많이 참여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렇게 신부(두러히)집에 도착하면 바나나 기둥이나 대나무로 만든 링고(나무막대)를 네 모퉁이(어떤 이는 다섯 개라고 함)에 박아서 만든 먼덥(mandap 또는 제가jegya)이 준비되어 있다. 이곳 가운데는 불을 지펴 놓는다. 이 불을 에겨 먼더버라고 한다.

대부분의 예식이 이곳에서 이루어진다.

신랑과 신부가 도착하면 어쩌따(어빌-붉은 색 염료, , 꽃을 버무린 것)라고 하는 것을 뿌리면서 뿌자를 드린다. 네팔에서는 남자는 데바, 여자는 데비로 신으로 여긴다. 또는 비쉬누와 럭치미로 여기기도 한다.

이곳에 도착하면 신들에게 잠시 제사를 드린 후 남자 쪽의 하객들이 식사를 한다.

신부 엄마와 아빠가 신랑의 발을 씻기는데 이 물을 악간 먹기도 하는데 대부분 머리 뒤로 넘기면서 축복을 빈다고 한다. 신부가 신랑의 발을 씻기고 물을 마신다고 하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내가 만난 바운은 그런 일은 없다고 한다.

 

본격적인 예식은 짧게는 2시간에서 5~6시간이 걸린다. 이렇게 긴 시간이 걸리는 이유는 많은 신들에게 일일이 뿌자를 드리기 때문이다.

여러 가지 예식을 다 살펴 볼 수는 없고 그중에 몇 가지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먼덥주위를 도는 시간이 있다. 이 때 여자가 앞에 서고 남자는 신부의 허리를 묶은 천을 잡고 함께 돈다. 그리고 나중에 발에 뿌자를 하고 손을 잡고 돌고, 어깨에 손을 댄 다음에는 예식을 위한 장소로 들어서 옮기기도 한다.

이는 신들 앞에 결혼을 하는 것을 신고한 것이고, 바운이 이를 증명하게 되는 것이다.

이 때 처음 결혼하는 신랑 신부만 이 예식을 한다고 한다.

 

여러 예식 중에 이런 놀이도 있다.

저너이(바운을 나타내는 어깨에서 가슴으로 이어지는 실-일년에 한번만 교체를 한다)와 수파리(네팔 사람들이 식사 후 씹는 붉은색의 건과류)와 어멀라(신과일)와 짜주리 뻐리샤(동전)을 손에 들고 던지는 게임인데 여러 차례 던지는 놀이를 하다가 바운이 셔하라고 말하는 순간 먼저 4가지 물건을 손에 가지는 사람이 이기는 놀이이다.

이 때 둘라(신랑)이 이기면 아들을 두러히(신부)가 이기면 딸을 낳는다고 한다.

 

신부가 먼저 신랑에게 어웅띠(반지), 씨크리(금으로 만든 목걸이-줄은 끈으로도 만듬)를 주면, 신랑이 어웅띠와 씨크리를 준다. 이것은 부족마다 약간씩 다른 모양과 형태를 지닌다.

 

또한 신랑이 신부에게 자신의 사람이 된 것을 나타내는 표식으로 신두루를 해준다.

이때 노랑색으로 많이 하며 붉은 색은 안 된다고 한다. 이는 노랑색 염료를 머리 앞에서부터 뒤까지 칠해주는 예식이다. 이후에 띠까를 이마에 해 준다.

이 때의 띠까는 아주 작은 크기로 하는데 다른 사람에게 보이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한다.

 

이런 예식을 할 때 신랑 쪽과 신부 쪽이 다른 쪽에 앉고 바운도 두 그룹에서 모두 나온다.

 

또한 신부의 식구들이 신부의 발을 씻기고, 띠까를 해 주면서 선물을 주는 시간을 가진다.

이는 우리 자식은 깨끗하니 이제 데리고 가라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

이것을 건야단너디네라고 하는데 신부를 선물로 준다는 의미이다.

머요버네 빱(죽이면 죄) 빨요버네 뿐여(잘 대해주면 복)라고 하면서 이제는 당신의 것이니 잘 가져가라고 한다.

네팔은 결혼하지 않은 처녀를 꾸마리라고도 하고 데비라고 해서 신과 같이 여긴다.

또한 결혼하지 않는 남자들도 데브라고 칭한다.

이런 이름이 왕과 왕비를 부르는 이름에도 데브와 데비라는 명칭으로 나타난다.

깨끗함을 받은 신부는 이제 신랑의 발을 씻긴다. 그리고 그 발 씻긴 물을 마신다. 이는 바운 계급에서 주로 하는 행위로 이를 통해서 죄 씻음을 받고, 은혜가 임한다고 한다.

하지만 그 보다는 여자를 남자의 소유물로 생각하는 사상의 영향이지 않을까 싶다.

물론 결혼을 통해서 여자의 성이 바뀐다. 남자의 성으로

결혼식에 바운은 할아버지부터 신랑까지 이름을 부르는 시간이 있는데, 이 때의 이름은 아이들이 태어나던 때에 바운이 점성술(라시)에 의해 점을 치고 정해준 이름이다. 그래서 평소 때의 이름과 다른 경우가 많다.

 

이런 행사를 할 때 체트리와 바운 계급은 신부 측일 경우 고기와 술을 먹지 않는다.

뿌리(튀긴 단 과자) (쌀가루로 만든 뛰긴 도넛) 떠러꺼리, , 플라워(쌀을 튀긴 붉은 색의 음식에 여러 가지 반찬을 얹어 먹음)등을 만들어 먹는다.

첫 날 밤에 신부집에서는 합방을 하지 않는다.

아침이 되면 다시 뿌자를 하는데 부모들이 신부에게 뿌자를 해 주고, 선물을 주는데 선물(혼수)에도 뿌자를 한다.

그리고 신부 집의 소의 발을 씻기고 뿌자를 한다. 소는 어머니와 같은 의미를 지닌다.

그리고는 소도 신부와 함께 신랑의 집으로 보낸다.

 

돌아오는 길에도 연주를 하고 돌아와서도 여흥의 시간들이 많이 있다.

집에서만 하는 것이 아니라 템플에서도 결혼식을 많이 한다.

네팔에서 결혼은 축제의 시간이다.

하지만 혼수품 문제로 이혼을 하는 경우, 23번 결혼을 하는 남자들, 카스트 문제로 결국 죽음까지 가는 결혼들, 결혼을 하면서 너무 많은 빚을 지는 가정들로 인한 문제들이 심각하다.

네팔의 결혼식이 정말 축제와 같이 되려면 아직도 넘어야 할 벽이 너무 많은 것 같다.

 

 

선 동거 약혼 결혼에 이르는 네 고개(세르파족의 결혼 풍습)

결혼에 이르는 네 단계란, 선을 보고, 동거를 하고, 약혼을 하고 결혼식을 올리는 것을 말하는데 그 과정이 독특하다.

이 네 단계를 각각 세르파 말로 초덴, 뎀창, 테창, 페창이라고 한다. 또 다른 결혼 풍습은 형제혼이다. 형이 사망하면 아우가 형수를 부인으로 맞아 산다.

네와르 족은 과일열매 벨과 결혼하는 풍습이 있다. 네와르 족 부인들은 벨이란 과일 열매를 남편의 상징으로 평생 지니고 산다. 사춘기 이전 7,8세가 되면 집안에서 어린 처녀들을 혼자 또는 집단으로 벨과 결혼을 시킨다. 이 결혼 의식을 엔이라고도 부르는데, 이샤쥬라 불리는 승려가 주재해서 의식을 진행시킨다.

 

네팔 사람들은 결혼하기 전에 치르는 수얌바르를 아주 중요시한다. 빨간색의 가루를 여자의 앞 가르마에 칠하는 풍습으로, 이 빨간 가루를 칠하게 되면 결혼을 했다는 것을 의미하거나 적어도 결혼이 약속되어 있다는 표시가 된다.

결혼의 길일이 있어 택일을 하는데 1년중 네팔력으로 4~55~6, 6~71월 그리고 2월에 많이 한다. 아크샤(Akshya), 트리테야(Triteeya), 파쿠마라(Pachumara), 바산트(Basant)란 이름이 붙은 날은 어느 달이라도 길일이라서 결혼을 많이 한다.

우리나라의 혼수를 보내는 풍습과 비슷한 수파리라네(사이파타)라는 풍습이 있다. 주로 남자쪽에서 여자 집으로 보내는데, 날을 잡아 과일, 사탕, 초코릿, 코코넛, 수파리, 버터 등을 많은 접시와 함께 보낸다. 이 때 수얌바르 의식에 사용할 신부의 옷, 귀걸이, 목걸이, 팔찌, 반지 그리고 평상시에 입을 챙겨 보내는데 홀수로 장만한다.

수야마르 의식을 하러 갈 때 인원은 짝수로 간다.

신랑 집에 돌아와서는 무키헤르네라는 의식을 치른다.

신부를 데리고 들어오는 오빠를 장난스럽게 막는 누이들을 달래지 않으면 안 된다..

행진하는 대열의 맨 앞에 선 악대가 연주하는 곡을 사군바자(Sagun Baza)라고 하는데 특이하다.

브라만이 양가를 대표하여 나누는 대화.

신부측 매우 연약한 꽃과 같은 우리 딸이 여기에 있습니다. 이 애는 아주 순진하고 무지하여 실수와 잘못을 저지를 수 있습니다. 친절하게 딸아이를 용서해 주십시오. 이제 딸아이는 당신들에게 소속됩니다.”

신랑측 이제까지 당신의 딸이었듯이 이젠 우리의 딸입니다. 따님의 행복과 안녕은 걱정하기 않으셔도 됩니다.”

신부는 이제 아버지의 등에서 내려 승용차를 타고 신랑집으로 가는데 계속 흐느끼고 있다. 이곳에선 슬프게 그리고 많이 우는 신부일수록 시집가서 잘산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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