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니의 여행과 글

국방의 권리

지니와 유니 2016. 12. 26. 19:01

한국에서 지내다보면 주일마다 선교보고를 하던지 설교를 하게 된다.

방문하는 교회는 다르지만 설교의 내용은 비슷할 수 밖에 없다.

네팔의 상황을 전하고, 그동안 해 왔던 일들을 소개하고 마음에 늘 가지고 있는 주제로 말씀을 전하게 된다.


초창기에는 네팔로 가는 이유에 대해서 사도행전을 말씀을 통해 한 영혼의 소중함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한 동안은 고린도후서의 말씀으로 고난 받음이 주는 은혜에 대하여 나누게 되었다.

요즘은 지진 이후에 주님의 뜻에 대한 생각을 나누고 있다.


하지만 이런 기본적인 주제가 있어서 특징을 지닌 교회나 단체에 가면 조금 변화를 줄 수 밖에 없다.

대표적인 예가 병원, 호스피스, 군인교회 등이다.


이번에 한국에 방문해서 군인교회 한 곳을 방문하게 되었다.

어떤 말씀을 나누는 것이 좋을까 생각하다가 불쑥 떠 오른 단어가 있다.

그것이 바로 국방의 권리이다.


인생을 살면서 참 많은 의무를 가지고 있다.

대한민국 헌법에서도 납세·국방·교육·근로·재산권 행사·환경보전의 의무를 6가지 의무로 규정하고 있다. 그 중 근로의 의무, 납세의 의무, 국방의 의무, 교육의 의무를 4대 의무라 한다.

하지만 조금만 생각을 바꾸어 보면 이것은 의무이면서 권리이다.

일자리 구하기 힘든 세상에서 근로를 할 수 있다는 것은 감사의 조건이다.

올바르게 일하고 남들보다 더 많은 세금을 낼 수 있다면 그것도 감사의 조건이다.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것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는 새삼 말할 필요도 없다.


국방??

언제가 교회예배를 마치고 식사를 하는데 초등학생이 군대간 형을 보고 자신은 군대 안 가고 싶다고 말한다.

그리고는 그 방법도 이미 알고 있다고 주절거린다.

뒤통수를 한 대 딱 쥐어 박고 싶었다.

군대를 가고 싶어도 누군가는 장애가 있어서 여러 사정으로 군대를 가지 못한다.

자신을 지키고 자신의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고 나라를 지키는 것이 억지로 해야하는 의무이기만 하다면 참 불쌍한 인생이다.


물론 마음만 새롭게 먹는다고 다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마지못해 하는 것보다야 자신이 하는 일에 자부심과 함께 권리를 누린다면 그것보다 좋은 일이 있을까?

한 사람의 아내와 남편이 되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또 참 행복한 일이다.

부모가 되는 일은 더욱 고단한 일이다. 하지만 부모이기에 누리는 행복은 포기하기 힘들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결혼을 힘들어 하고, 아이 키우는 것을 마지 못해 해야 하는 의무사항으로 받아 들이는 이들이 참 많다.

그래서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아이들이 눈에 가시가 된다.


의무와 권리를 잘 버물려서 살아갈 수 있다면 인생이 조금 더 아름다워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가져 본다.

2016년도 이제 몇 일 남지 않았다.

바쁘다면 바쁘도 여유있었다면 여유있는 한 해가 또 이렇게 지나가고 나이가 들어가고 네팔에서 산 시간도 늘어간다.

매일 잠시 허리를 펴고 하늘을 보면서 나에게 주어진 또다른 권리들을 바라본다.

그래서 오늘도 행복한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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