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니의 여행과 글

삶을 돌아보면

지니와 유니 2017. 4. 27. 01:29

4월초에 가족들과 극서부 2주간의 뜻깊은 여행을 마치고 와서 몇 일 몸살을 앓았네요.

그 후에 동부지역의 오켈둥가 코땅 지역을 몇 분과 함께 갔다 올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네팔의 5월지방선거와 관련되어서 분위기가 좋지 않았고, 성당에 방화사건도 있어서 결국 일정을 가지지 못했습니다.


지방에 가서 음악강의는 몇 가지 준비가 끝나면 5월이나 6월 중 2주간의 일정으로 나가게 됩니다.


밀린 찬양번역과 몇 가지 작업을 하려다가, 월요일(24)부터 갑자기 2000년부터 살아온 삶을 돌아보고 싶어졌습니다.

그동안 적은 다이어리(대부분 유니의 다이어리), 여권기록들, 지니가 쓴 일지와 일기와 메일들, 가계부들 그리고 그동안 찍은 사진들을 근거로 지금까지의 삶을 월단위로 간단하게 정리해 보고 있습니다.


중요했는데 적지 않아서 잊혀진 것들, 중요하진 않지만 누구와 뭘 먹었는지 적혀 있는 글들.


수 많은 일들과 수 많은 사람들을 다시 생각해 보면서 잊혀진 것들 잊혀진 은혜들이 다시 떠 오릅니다.

그리고 초창기의 마음들과 잘못된 시각들도 보게 되고, 뜨거웠던 첫 마음도 보였습니다.


책상 가득 수북희 쌓인 문서들과 외장하드 가득한 정보들과 사진들... 그것들을 꺼내 먼지를 털고 다시 돌아봅니다.

힘들었던 때, 행복했던 때, 그 무엇이던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시간.

뒤를 자꾸 돌아보면 늙어가는 것이라는데, 그래도 한번 삶을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삶을 돌아보면 그곳에 서 계시는 주님이 보입니다.

함께 손 잡고 걸었던 이들의 모습이 아련히 보입니다.

그래서 고맙고 고맙습니다.

지금은 어디에서 무얼 하면서 사는지도 모르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렇게 함께 했던 모든 이들을 추억하며 그들의 삶을 위해 축복해 봅니다.


우리도 누군가에게 그렇게 기억되고 있겠지요.

괜히 감정적이 되는 밤입니다.


간혹 너무 빨리 나아가려고 노력하지만 말고, 주위를 둘러보는 그리고 뒤를 돌아보는 것도 지혜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