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전쟁영화 한편을 보았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를 전쟁영화라고 보통 이야기 하지 않고, 생존 탈출 영화라고 표현합니다.
2차세계대전이 배경이지만 전쟁 장면보다 전쟁의 두려움과 철수 장면을 대부분 다루는 영화.
제가 제일 좋아하는 영화가 "라이언 일병 구하기"입니다.
전쟁액션이 주는 리얼함과 인간애를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 40만명의 병사 중에 34만명 정도를 철수시킨 전무후무한 작전.
그리고 그들을 위해서 기꺼이 자신의 배를 몰고 적진을 향해 항해를 한 약 800여대의 배들.
9일간 34만명에 가까운 사람을 구출한 대단한 작전입니다.
허구의 인물들이 등장하기는 하지만, 실화를 크게 파괴하지는 않는 듯 합니다.
감동을 주는 많은 사람들이 있고, 감동의 장면이나 감동의 대사들이 있지만 한 장면이 많이 떠올라 글을 적습니다.
철수작전을 총지휘한 중령이 바다를 보면서 놀라워하며, 쌍안경으로 바다를 봅니다.
그 때 다른 장교가 묻습니다. "뭐가 보이나요?"
그 말에 중령이 이렇게 말합니다.
"조국"
프랑스의 덩게르크라는 항구마을에 40만이 대기하면서, 저 바다만 넘으면 바로 영국인데라는 생각을 했을 겁니다.
그 때 영국의 배들이 오는 모습을 보면서 그들은 바로 조국을 본 것입니다.
살아 돌아 갈 수 있다는 희망.
조국이 그들을 버리지 않았다는 감동.
1919년. 바로 100년전 오늘.
만세 운동을 외쳤던 그들에게는 미래가 보였을까요??
다시 찾을 조국이 보였을까요?
그 옛날과 비교해 보면, 6시간만 비행기를 타면 고향에 갈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때로는 참 멀기만 한 고향, 내 조국 대한민국.
네팔에 살면서 티벳난민들, 그리고 이제는 다시는 돌아갈 수 없어서 난민으로 네팔을 떠난 부탄난민들.
그들에게는 더 이상 조국이 없죠.
본향을 떠나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신세.
하지만 저 멀리 바다 넘어 조국이 보입니다.
누군가는 만져 볼 수 없었던 조국이 나에게 있습니다.
어느 날 다시 기쁘게 돌아갈 조국이 있습니다.
그리고 영원히 머무를 본향이 있습니다.
혼자 고립된 듯 덩게르크(덩그러니라는 단어가 떠올라 더 마음이 무거웠습니다)에서 바다 너머 나를 찾아 와 주는 조국의 배.
그 감동이 모든 이들에게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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