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이야기

11월 26(월),27 극서부(카트만두-부뚜왈)

지니와 유니 2012. 11. 27. 21:38

 

돌파전도여행을 앞두고(12월중순) 극서부현지목회자와의 만남을 떠납니다.

11월 25일전에 나갔어야 하지만 코감기에 걸리는 바람에 집을 나서지 못했습니다.

덕분에 아이들의 한글학교 운동회에도 참석을 하고, 주일날의 찬양예배도 드릴 수 있었지만...재외국민 대통령선거일이 10일까지라서 부지런히 카트만두로 돌아와야 합니다.

지금 저는 약 카트만두에서 270킬로미터 떨어진 부뚜왈에 와 있습니다. 인근에 룸비니가 있습니다.

이틀간의 시간은 감사와 불평을 오가는 시간이었습니다. 지금부터 그 이야기를 하려 합니다.

 

아침 7시에 유00선교사님에게서 연락이 와서 나가기 귀찮던 몸을 추스리고 짐을 후다닥 챙겨서 9시에 카트만두를 출발합니다.

중간에 찌아 한잔 마시고...12시쯤 되어서 케이블카가 있는 머너까머너에 도착을 합니다.

새롭게 생긴 식당들이 있는곳에서 밥을 먹어 봅니다.

이곳의 아래의 강과 케이블카가 보이는 전망좋은 곳입니다.

밥도 제법 맛납니다. 깔끔하고 정갈한 그리고 깔로달(까만녹두죽--녹두중에 제일 맛난 색깔의 녹두입니다)이 참 맛있었습니다.

달을 별로 안 좋아하는 저에게도 맛난 달이었습니다.

같이 동행한 선교사님덕에 이렇게 사진도 한 장 찍어 봅니다.

감사할 뿐이죠. 하하하

무글링을 지나서 치투완으로 가는 길에 늘 사고가 나는 곳에 또 트럭이 한 대 떨어졌습니다.

인명사고가 있었는지는 확인할 시간이 없었지만 참 아찔한 광경입니다.

치투완까지만 일정이 있는 선교사님과 헤어지고 혼자 서쪽으로 계속 갑니다.

26590킬로미터에서 출발하여서 약 240킬로미터를 온 지점입니다.

이곳에서 부뚜왈을 거치지 않고 바로 룸비니와 수누울리쪽으로 가는 길이 새롭게 생겼습니다.

이런 이정표를 본다는 것은 네팔에서는 굉장히 낯선 풍경입니다.

네팔이 조금씩 변해간다는 뜻이겠지요.

오늘은 부뚜왈까지만 갈 것이기 때문에 새로 생긴 길로 가보려 합니다.

새롭게 생긴 길이라서 제법 잘 닦여 있습니다. 아직 해가 안 졌으니 여유롭습니다.

 

 

 

 

카트만두에서 257킬로미터를 왔네요. 아침 9시에 출발해서 식사를 한 시간까지 포함해서 7시간 정도가 걸렸습니다.

이제 해가 느엿느엿 지려고 합니다.

 

이곳이 부뚜왈 룸비니 소누울리로 갈라지는 바이러하와입니다.

얼마전에 서부선교사님방문에 왔던 마을입니다.

이제부터는 어두워서 사진이 없는데...파란만장해 집니다.

새롭게 배터리를 갈았는데도 시동이 잘 안걸리고 오토바이가 힘들어합니다.

판단한 바로는 아마 엔진에서 배터리로 충전을 하는 부속이나 전선에 문제가 생긴 것 같았습니다.

부속을 구하기 힘든 불렛...

호텔에 방을 잡고 정비소에 불렛을 맡기러 나섰습니다. 와...불렛 쇼룸이 있답니다.

이제 이곳에서도 불렛의 요란 소리가 울리고 있습니다.

문제는... 불렛을 끌고 한시간 삼십분을 어두운 밤에 걸어 갔다는 것입니다.(불평이 나올만 하죠)

도착하니 정비소는 문을 닫았습니다. 그래도 인근의 집에 오토바이를 맡길 수 있었습니다.(감사)

걸어서 호텔을 찾습니다. 인근에는 없답니다.(불평) 그래도 이곳에 많이 와서 호텔이 어디 있는 줄압니다.콜라 하나 먹으면서 30분을 걸어갑니다.(감사)

도착해서 샤워를 하고 맛난 밥을 먹고 가져온 컴퓨터로 인터넷도 하고 쉼을 가집니다.(감사)

아침 9시에 다시 걸어서 버스를 타고 쇼룸에 왔습니다.

문제는 정비소가 호텔쪽에서 가깝답니다. 남쪽으로 1.5킬로미터는 온 것 같은데 호텔에서 북쪽으로 다시 1킬로미터는 가야 한답니다.(불평상황)

정비소에서 정비기사가 와서 손을 봐 주겠답니다.(감사)

친절하게 점검을 하고...쇼룸에서 배터리까지 빌려서 정비소로 이동합니다.(감사)

걸어갈 생각에 막막했는데 부뚜왈에 불렛대리점이 있다는 것이 감사 감사...

 

이것은 정비소 인근의 버스 정류장입니다. 네팔어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참 불 친절한 안내판입니다.

그래도...이렇게 시간표가 있는 것이 어딥니까.

점심을 어디 가서 먹을 만한 곳이 없습니다.(불평) 그래도 버스정류장 근처라서 짜우민과 모모를 먹습니다.(감사)

먼지가 풀풀(불평)날리는 도로 옆에서... 그래도 제법 맛난 짜우민을(감사) 생각보다 비싼 가격에(불평) 먹었습니다.

저녁인 지금까지 속이 부글거립니다.

이런 식당도 산에 가면 그리울 것입니다.

제가 자는 호텔은 저기 보이는 파크프라자입니다.

늘 오는 곳이라서 마음 편하고(아주 깨끗하지는 않지만 나름 괜찮고) 싼(400루피-화장실 안 딸린) 방입니다.(감사)

그런데 정비소에 오토바이 열쇠를 맡기면서 호텔방 열쇠도 놔두고 왔네요.(이런...스페어키도 없답니다. 그래서 로비에서 졸았습니다. 불평상황)

룸비니 언절(도 개념)의 병원 입구의 약국과 치과.

제가 가진 ATM카드를 가진 은행도 찾았습니다. 지방을 다닐 때 참 중요한 체크 상황입니다.(감사)

이런 곳에도 불렛을 고칠 수 있는 전문적인 정비소가 있다는 것은 참 감사할 일입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상태가 심각합니다. 다시 고치기를 계속해서 4시 30분이 넘어서야 끝났습니다.(감사)

그런데 제가 자리를 지키지 않고 있는 동안 갈지도 않은 부품을 갈았다고 거짓으로 영수증을 내밉니다.(불평)

결국에 뭘 갈았는지 확인하고 돌려 받았습니다.(감사보다 불평...왜 이런 상황이 왔는지)

끝에 싸움아닌 싸움을 하고 헤어져서 다음에 고장이 났을 때 또 찾아갈 수 있을런지...그런데 네팔은 또 그런게 가능합니다. 하하

 

저는 지금 7시 저녁을 기다립니다.

이렇게 여유시간에 하루를 정리하고 블로그를 정리하면 카트만두에서 할 일이 줄어서 좋습니다.(참 좋은 네팔이 되었습니다)

 

어제 오토바이를 민다고 다리에 쥐가 나고, 허리가 아프고, 어깨가 쑤십니다.

3년 동안 오토바이를 타고 이보다 더 험했던 도로들을 어떻게 다녔는지 모르겠습니다.

이제는 생각만해도 걱정이 되는 그런 곳들을 참 열심히도 다녔습니다.

몸이 건강하면 왠만한 것에도 감사로 대처가 되지만 몸이 점점 낡아져 가는 것 같아서 조금은 슬픕니다.

그래도 아직은 아무곳에서나 잘 자고 아무것이나 잘 먹으니 은혜입니다.

 

이틀간은 불평과 감사의 사이를 오가는 전도여행이었습니다.

잠만 잘 수 있고 밥만 먹어도 행복하다가도 상황이 조금만 어려워져도 불평이 나옵니다.

괜찮아 괜찮아라고 말하고 나는 행복하다고 다짐하지만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항상 기뻐하고 쉬지말고 기도하고 범사에 감사하는 것은 훈련이 필요한 명령인 것 같습니다.

쉽다면 명령하지 않으셨겠지요.

그래서 밥을 먹고...짐을 챙겨두고 잠자리에 들고 새벽에 일어나 길을 나설 것입니다.

내일은 또 무얼 먹고 어디서 잠을 자고 무슨 놀라운 일이 생기고 예상못한 문제가 생길지 모르지만 그래도 감사해야겠지요.

불렛을 따고 네팔의 극서부를 간다는 자체가 은혜이니 말입니다.

 

내일 제발 배터리와 전선에 문제가 없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오늘 하루를 마칩니다.

가야할 길이 아직도 많은데 하루 이곳에 머물면서 감사와 불평의 종이한장의 차이를 느껴봅니다.

다 가졌을 때 감사한 것이 아니라 감사의 조건을 스스로 찾아낼 때 감사할 수 있다는 것을 또 다시 확인해 봅니다.

이제 감사로 저녁 먹으러 갑니다.

남은 일정을 위해서도 기도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