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족 이야기

천천히 감의 미학

지니와 유니 2014. 6. 6. 11:04

 

 5월 15일이 희진이의 돌이었네요.

저희는 기념일을 잘 안챙겨서 주위의 동료들과 간단히 저녁을 함께 먹었습니다.

어제(6월 5일)는 희진이가 처음 걸은 날입니다.

 

저희집 아이들은 조금 느려서인지 걷기도 늦게 하고, 말도 늦게 하는 편입니다.

별로 그런 것에 신경을 안 쓰고 살아서 괜찮지만 느리기는 조금 느리죠.

 

그런데 사람이라는 피조물을 잘 보면,'

다른 동물들보다 참 느립니다.

오랫동안 돌봐야 하고, 걷는 것도 뛰는 것도 느립니다.

장성해서도 네발 달린 동물들에 비해서 속도도 느립니다.

하늘을 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땅을 파고 들어갈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몇 일씩 물 속에서 수영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멀리 보는 것도 아닙니다.

오래 걷지도 뛰지도 못합니다.

그런데도 온 우주는 사람을 중심으로 발전해가고 있습니다.

 

진화론에서는 직립보행과 두뇌의 용적으로 말하겠지만,

우리는 하나님의 특별한 형상이기 때문에 다른 피조물과 다른 것입니다.

 

조금 느리고 더디고 답답해도 이 느림이 주는 미학은 참 놀랍습니다.

 

그리고 잘 생각해 보면,

이 느림이 참 기다림을 가져다 주고 이 기다림은 보람과 행복을 가져다 줍니다.

태어나서 몇 시간만에 걷고 뛰는 동물들도 신기하지만 그냥 그러나 할 것입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앉고, 기고, 서고, 뒤뚱거리면서 걷고, 다시 넘어지고 그러다가 어느 순간 뛰기 시작하면

그 감동은 대단합니다.

그리고 참 신기합니다. 시간이 가면, 매일 매일 조금씩 노력하면 그렇게 되는 것입니다.

 

어렵기만 하던 자전거도 시간이 지나고 익숙해지면 오르막도 내리막도 두 손을 놓고도 자유로와집니다.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은 결코 미련하거나 투덜거릴 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이렇게 느리게 가면서 누리는 행복.

그리고 그것이 이루어졌을 때의 감동은 하나님이 인간에게 주신 놀라운 은혜입니다.

 

희진이의 첫 걸음은 저희 부부와 아이들에게 감동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조금 느려도 일으서고 걷게 되기를 바랍니다.

조금 힘든 삶의 순간에도 주님을 의지하고 일어서고 언제가는 독수리가 날개 쳐 오름같이 날아오를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