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내용은 어느 날 잠 못 이루던 밤에 적은 글입니다.
그 때의 느낌대로 다듬지 않고 글을 올립니다.
쟁기를 잡고 뒤를 돌아보는 자는...
부모와 형제를 나보다 더 사랑하는 자는...
압니다. 그래서 어쩌면 많은 것을 포기하고 주님의 나라를 위해서 네팔에서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미 마음이 아픕니다.
저는 부모님과 한방에서 자 본 기억이 거의 없습니다.
할머니가 살아계실 때는 할머니와 그리고 중학교 이후에는 독방을 주셨습니다.
그리고 19세 때 대학을 가면서 혼자 자취를 했습니다.
그리고 군대, 대학원 결혼 그리고 선교로 네팔에서 15년을 살고 있습니다.
고2때 예수를 믿은 이후에 그렇게 열심히는 살지 못한 것 같지만 앞만 보고 살았고, 지금도 앞만 보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외로움을 많이 타거나 혼자 자는 밤이 두려워서는 아니지만, 6식구 저희 가족은 빈방을 두고도 한 방에서 같이 잡니다.
곧 아이들과의 이별이 올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자는 아이들의 머리를 쓰다듬어 봅니다.
그리고 저를 떠나보내며 참 많이 우셨던 어머니의 눈물이 떠오릅니다.
“언제 다시 볼 수 있겠니”라던 말씀이 잊혀지지 않습니다.
저는 안식년으로 12월에 한국에 가는 것이 두렵습니다.
지난 4년 반 동안 변하셨을 부모님을 보는 것이 두렵고, 제가 채웠어야 하지만 한 번도 채워드리지 못한 빈자리가 보일 것이기 때문에 두렵고, 2개월 후에 다시 돌아오면 또 오랫동안의 이별이 있기에 두렵습니다. 그리고 저희를 떠나 보내면서 그 빈자리가 더 커질 부모님의 마음이 느껴져 두렵습니다.
압니다. 저희는 천국의 소망이 있고, 그곳에서 영원히 함께 살 것이라는 것을.
그리고 그 나라를 위해서 상급을 쌓아야 한다는 것을, 그렇게 많은 이들에게 주님의 나라를 위해서 살아가자고 외칩니다.
그런데... 슬픕니다.
부모님이 아프신, 그리고 그곳에 함께 있어 드리지 못하는 현실이 저를 슬프게 합니다.
기도할 수 있죠.
적은 돈이라도 보내 드릴 수 있죠.
그런데 함께 해 드릴 수는 없네요.
기도해 주세요.
고혈압이 있으신 아버지(간혹 쓰러지셔서 입원도 하십니다) 얼마 전에는 위가 안 좋아 정밀검사를 받으셔야 한답니다.
오랜 당뇨로 눈이 안 보이시기 시작하신 어머니(특히 요즘 들어 급격한 체력저하로 늘 힘들어 하십니다)
구강암으로 곧 수술을 받으셔야 하는 장인 어르신(7월말에 수술하고 입원 하십니다)
허리 통증으로 오랫동안 고생하고 계시는 장모님(허리 수술을 몇 번 받으셨습니다)
그리고 이 땅에서의 만남이 마지막 일 수 있는 사랑하는 처형과 처남들 가족(처갓집에서는 장모님과 저희 집사람만 예수를 믿습니다)
10 여년 전 뇌출혈로 쓰러져 많이 괜찮아졌지만 여전히 불편하신 매형, 그리고 힘겨운 목회생활과 삶(조카들에게 늘 미안합니다)
태어나서 2살 때 얻은 뇌성마비로 평생을 힘들게 살아가는 남동생
곧 결혼하게 되는 막내처남(11월 결혼식에도 참석을 못하네요. 12월에 가족이 다 같이 나가야 하고, 비자 때문에)
주님을 위해서 산다는 핑계로 이 이 모든 의무로부터 너무 쉽게 떠나 있네요.
고르반 되었다고 말하지 말라는데, 저희는 그렇게 살고 있네요.
일부러 깊이 생각하지 않으려 하나 봅니다. 이런 현실을 생각하면 너무 마음이 아프고, 미안하고 마음이 흔들리까봐.
기대와 설레임보다는(아이들은 벌써 한국에서의 2달을 엄청 기다리고 있습니다. 하루라도 더 한국에 있는 일정을 짜 달라고 난리입니다) 미안함과 헤어짐의 충격을 이미 느끼고 있습니다.
메일을 보내고 찍은 사진을 블로그에 올리고, 인터넷 전화를 하는 시대가 되었어도 사람은 얼굴과 얼굴을 대하면서 살아야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한국에 가려 합니다.
그 두 달이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헤어짐의 아픔이 너무 크겠지만 부모님들에게 위로가 되었으면 합니다.
또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시간이니 시간을 아껴 사랑하는 이들에게 사랑을 표현하고 돌아올 수 있기를 소망해 봅니다.
기도해주세요.
사랑하는 가족들을 위해서
모두 만날 수는 없지만 저희를 기억해 주는 많은 이들을 위해서
그리고 저와 집사람의 마음이 힘들지 않도록
그리고 사랑하는 양가 부모님의 마음을 만져주시도록
여러분 모두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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