ㄴㅍ은 지금

빈곤의 시대

지니와 유니 2015. 10. 18. 12:41

네팔은 현재 헌법제정 이후 인도의 국경폐쇄 조치에 의해서 한 달간 거의 물자가 유입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더사인축제가 이번주부터 있어서 지난 주에 모든 차량에 가능하면 기름을 주겠다고 했지만, 그 양이 오토바이는 5리터, 차량은 15리터가 전부여서 얼마나 도움이 될지 모르겠습니다.

어떤 사람은 30시간을 기다려서 5리터를 받았다. 어떤 사람은 암시장에 가면 3배에 기름을 살 수 있다라고 합니다.

최대한 가까운 거리는 자전거를 타고, 교회를 갈 때와 물건을 사러 가야할 때만 오토바이를 타고 있습니다.

새로 이사온 집은 물이 정기적으로 들어오기는 하지만 그 양이 적어서 결국 오늘 물차를 한 대 불렀습니다.

돈이 있어도 연료를 살 수 없고, 물을 살 수 없습니다.

택시비는 상상을 초월하는 가격을 불러서 엄두를 내기 힘듭니다.

하지만 그들의 사정을 생각하면 그러려니 할 수 밖에 없습니다.

고향으로 가는 버스들도 짐칸에 사람들이 올라가서 앉습니다. 불법이지만 경찰들도 잡지 않습니다.

이렇게 힘든데 지진지역의 사람들은 얼마나 더 힘들까요?

 

물이 떨어지면 물차를 부르면 되고, 전기가 나가면 배터리로 쓰면 되고, 석유가 떨어지면 택시를 타던, 여행사차를 타던 해결이 되고, 정 안되면 암시장에서라도 석유를 사오면 되지만 네팔사람들은 어떻게 살아가는 것일까요?

간혹은 과연 그 임금을 받고 살 수는 있는것인지 궁금하기까지 합니다.

 

새로 이사한 집은 그 전의 집보다는 작습니다.

하지만 저희 식구가 지내기에는 충분히 크고 좋습니다.

공간도 훨씬 아기자기해서 더 좋은 것도 같습니다.

네팔이 힘들던 말던 집에서 멀리 보이는 히말을 보는 운치가 좋습니다.

하지만 네팔인들의 삶을 생각하면 결코 마음이 편하지는 않습니다.

 

빨리 국경이 열려서 조금은 자유롭게 연료를 사고, 물자도 충분히 들어오면 좋겠습니다.

 

24시간 전기가 나가지 않는 네팔, 물 걱정을 하지 않는 네팔, 도로에서 먼지가 날리지 않는 네팔, 주유소에서 줄을 서지 않아도 되는 네팔은 언제나 오게 되는 걸까요?

그 때가 오면 저희는 이 땅에 더 이상 있지 않아도 되는 날이 되는 걸까요?

 

더사인(물론 힌두의 명절이지만)을 즐겁게 보낼 수 있는 네팔사람들이 되면 좋겠습니다.

추수를 하고 가족들이 모여 앉아 그들이 제일 좋아하는 염소고기요리를 해서 먹으면서 손가락 사이로 기름이 주르르 흐르는 서로를 보면서 씨익 웃을 수 있는 그들의 삶이 되기를 소망해 봅니다.

 

지진으로, 정치적 혼란으로, 인도의 국경봉쇄로 참 힘든 2015년 한 해.

네팔인들을 위해서 기도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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