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국경봉쇄가 80일째입니다.
그 전의 헌법제정 전에 머데시족의 도로봉쇄까지 합치면 120일이 넘어갑니다.
그런데도 견딜만 한 것 보면 신기하기만 합니다.
짜우짜우(네팔라면)을 1인에 5개씩만 판다는 소식이 들립니다.
휘발유와 등유등은 들어오지 않아서 여전히 암시장에서 3~4배의 액수로 사야 합니다.
문제는 그것을 옮기다가 버스가 타 버리기도 하고, 암시장으로 석유를 빼돌린 주유소가 문을 닫기도 했습니다.
남쪽의 머데시족은 이번 사태로 엄청나게 돈을 벌고 있다는 소식도 들립니다.(석유를 인도에서 소규모로 가져와 암시장에 팔면 몇 배의 이익을 남기기 때문입니다)
가스를 반만 채운 가스통이 약 9만원에 거래가 되지만 그것도 구하기 쉬운 것은 아닙니다.
한 순간에 온 국민을 아수라장으로 만든 IMF보다 어쩌면 더 심각한 사태인데도 네팔사람들은 여유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 내면으로 들어가보면 그들의 삶은 정말 처참합니다.
밥을 해 먹을 가스가 없어서 전기밥솥을 사는데, 이제는 가게들에서 살 수도 없습니다.
그렇게 전력량이 높아져서인지 수시로 전기가 공급 중단됩니다.
지금은 약 10시간 정도의 정전이 된다고 하는데 실제로는 더 많이 정전이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식량들이 부족한 상황은 아닌데, 곧 식용유와 기타 생필품도 어려움을 겪게 될 것입니다.
지진 복구를 해야 하는 이 때에, 많은 엔지오들의 물품들이 국경에 묶여 있고, 저희도 오피스용으로 구입을 한 차가 몇 달 째 국경을 통과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수 천대의 콘테이너가 인도 국경에서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는 중입니다.
물류비용이 엄청나게 올라서 물건이 들어와도 결국에서 적자를 보게 되는 현상입니다.
오랜 동안의 왕정과 1950년까지의 쇄국정치 그리고 폐쇄적인 정치상황, 1990년에 민주화운동이 일어나고, 2001년에 왕가 총격사건, 1996년부터 시작한 마오이스트와의 내전이 2006년 끝나고, 2008년 왕정이 끝나고, 300만명이나 외국에 나가서 외화를 벌어오면서 이제 좀 나아지나 싶었던 네팔에 찾아온 80년만의 대지진.
4월 25일 많은 것을 네팔은 잃었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많은 것을 9월 20일 헌법제정 이후 잃고 있습니다.
제 오토바이에 있는 마지막 2리터의 휘발유보다, 마지막 남은 가스 한통보다 이들의 삶이 더 힘들겠지요.
어쩌면 이 밤에도 그들은 연료를 아끼기 위해서 밥에 국 하나로 저녁을 떼우고, 아무런 난방기기 없이 밤을 날 것입니다.
빨리 네팔이 회복되기를 기도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보다 나은 미래를 꿈꿀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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