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집에는 뒷마당이 있는데, 좁은 공간에 주인아저씨가 집을 지으면서 나무를 하도 여러 종류를 심어서 생각보다 열매가 잘 맺히지 않을 정도이다. 그리고 집 뒷편에 있어서 해도 잘 못 받는 나무도 있다.
하지만 봄에는 자두가 열리고, 가을이 되면 엄바, 자몽이 열려서 잠시라도 과일 따 먹는 기쁨을 준다.
올 봄에는 자두가 꽤 많이 열려서 즐거웠다.
작년 가을에는 구와바가 많이 열려서 좋았는데, 올해는 몇 개 열리지 않았다.
그런데 한번도 열리지 않던 아보카도가 열렸다. 솔직히 열매가 열리기 전까지 그 나무가 아보카도 나무인지도 몰랐다.
20개 정도가 열렸는데, 시장에 나오는 것보다도 훨씬 크게 자라고 있어서 벌써 마음이 뿌듯하다.
매년 풍성하게 열리지 않는 것이 어찌보면 나무의 모습이다.
한 해 풍성히 주고 나면 한 해는 숨을 돌린다.
어떤 나무는 해마다 열매가 맺히고, 어떤 나무는 오랫동안 숨어 있다가 어느 순가 열매가 맺히기 시작한다.
텃밭에 상추를 심으면 몇 개월 안에 그 결과를 누리게 되지만, 어떤 나무는 오랫동안 기다려야만 한다.
그리고 그 결과는 우리의 노력과 상관없이 어떨 때는 풍성하고 어떨 때는 초라할 수 있다.
ㅅㄱㅈ에 오래 있다보니 참 다양한 일을 해 왔고, 그 열매들은 때때로 즉시, 때로는 5년 10년 후에 나타나기도 한다.
그래서 당장 눈 앞에 뭐가 보이지 않아도 실망하지 않는다.
씨를 뿌리고 눈물을 흘리면 기쁨으로 단을 거두는 날이 오겠기에~~~
이제 인생의 가을로 가고 있는 듯 하다. 주님께 드릴 것이 많은 열매 맺는 삶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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