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니의 여행과 글

김창호 대장과 5명의 사망소식을 들으며

지니와 유니 2018. 11. 15. 03:50

10월 12일에 구르자히말 베이스캠프에서 돌풍과 눈사태로 한국인 등정대 5명과 포터들이 함께 사망 한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그 원정대를 이끈 대장은 김창호대장으로 8000미터 14좌를 무산소로 등정하고, 아무도 오르지 않은 7000미터급 봉우리를 7개나 개척한 사람이다.

이런 사건이 없었다면 그의 이런 대단한 업적을 나같은 사람이 알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등정주의와 등로주의

등정주의는 이미 남들이 개척한 길을 따라 등정을 하는 것이고, 등로주의는 이미 남들이 오른 산이나 미개척 산을 새로운 루트를 찾아서 오르는 것이다.

이미 8000미터급은 다 개척이 되었기에, 많은 이들이 새로운 루트를 개발함으로 자신들의 업적을 남기려고 노력한다. 그래서 때로는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길을 떠나기도 한다.


무엇이 그들을 그렇게 산으로 부르는 것일까??

단지 명예라고만 치부하기에는 표현하기 힘든 무언가가 있다.


남들이 잘 가지 않는 길, 남들이 힘들어 하는 길, 남들은 하기 싫어 하는 일을 굳이 찾아 가는 이들이 있다.


좋아하는 일, 잘 하는 일, 하면서 기분 좋은 일은 하는 것은 어렵지 않고 그 결과도 달다.

하지만 좋아하지만 잘 하지 못하거나, 하면 할 수록 힘들다거나, 남들은 이해하지 못해서 자신의 일을 굳이 설명하는 것조차 힘겨운 일을 할 때 지치고 낙담이 될 것이다.

그래도 그렇게 하나 하나 하다보면 어느새 14개 봉을 무산소로 다 오른 사람이 되어 기록에 남는다.

코리안루트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길이 개척된다.


난 지금 어떤 길을 가고 있는가?

남들이 다 간 길을 가고 있는가? 남들은 가보지 못한 새 길을 개척하는 사람으로 살고 있는가?


등정주의던 등로주의던 그 무엇이 더 위대한가를 떠나, 그런 일들을 묵묵히 해 나간 그들의 삶이 도전이다.

안타까운 소식을 들으며, 마냥 남의 이야기처럼 들리지 않은 것은 그들이 오르려고 했던 히말라야를 간혹은 보아야 하기 때문인지, 남들이 잘 가려고 하지 않는 길을 걸어보려고 하는 나 자신 때문인지 마음이 무겁다.


나의 갈 길을 다 달려왔다고 말할 수 있는 바울의 고백이 내 인생의 마지막 고백이 되기를 소망하며

그들의 죽음에 안타까운 마음 하나 보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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